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 중인 신지가 최근 한 토크쇼에서 "악플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그의 이런 반응은 연예 전문 인터넷 언론에 의해 '곧바로' 기사화됐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각종 쇼 프로그램 속에서 대중에게 비친 부정적인 이미지, "눈물로 동정표를 사려느냐"는 반응, 그리고 "연기에 능숙하지 못한 가수가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진심으로 연기자를 꿈꾸는 무명연기자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이면 등 다양한 반응이 관련 기사의 댓글 게시판에 표출됐다.
그와 더불어, 미스유니버스 선발대회 4위를 차지한 이하늬 역시 모 토크쇼에 출연해 "악플이 인생 최대의 시련"이라고 했던 사례 역시 연예 전문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곧바로' 기사화됐다.
하지만 이하늬에 대해서도 차가운 반응들만 나왔을 뿐이었다. "'악플'이 인생 최대의 시련이었다는 말은, 좋은 집안에서 세상물정 모르고 자랐다는 것을 드러내는 말"이라는 반응과 함께 과거부터 제기돼 왔던 그의 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논란 등이 더욱 거세게 불거져 나왔을 뿐이었다.
다수의 아이돌 스타 그룹을 거느린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이사도,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과의 '반짝 토론'에서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악플 문제도 아주 심각하다. 문화관광부에서 앞장서 실명제를 법제화할 생각은 없나. 악플의 해결책은 실명제다. 국민의 75%가 실명제를 지지하고 있다. 언론들도 악플에 끌여다니고 있다. 법제화를 정부와 정치권에게 부탁하고 싶다."
이수만 이사 개인도, 그가 발탁한 아이돌 그룹이 성장하면서 '악플'과의 인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사실은 많은 누리꾼들이 알고 있다.
이렇듯 이제는 유명인들도 '악플'에 대한 인상을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악플' 때문에 자살했다고 알려진 유명인도 있으며, '스타킹 여고생 자살'과 같은 사건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악플'은 사회문제라고 스스럼없이 밝히고 있다.
대체 '악플'은 왜 양산되는 것이며,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 '악플' 문제가 반드시 '얼굴이 안 보인다고 함부로 이야기하는' 누리꾼들만의 잘못일까? 이수만 이사가 밝힌 대로 '인터넷 실명제'만이 '악플'을 퇴치할 수 있는 명약일까?
우리는 '악플'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악플'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악플'처럼 그 뜻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단어도 없다.
▲ 신지의 '악플' 관련 기사에는, 그에 대해 다시금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누리꾼들이 많았다. 문제는 이렇듯, TV 속에서 비춰진 이미지(혹은 이미지 관리)에 대한 쓴소리도 '악플'이냐는 것이다. |
ⓒ 네이버 캡쳐 |
거듭 말하지만, 누리꾼들은 유명인을 '특권 집단'으로 바라본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명도'는 곧 돈과 권력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 돈과 권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뒷소문도 있게 마련이다. 인터넷이 없던 30∼40년 전에도, 연예인과 정치인에 대한 뒷소문은 대중의 입을 타고 널리 퍼진 경우가 많았다.
옛날과 마찬가지로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그런 뒷소문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둔다. 누리꾼들은 TV나 언론매체에서 비치는 그들의 '이미지'를 중시하지만, 그것을 사실처럼 여기지도 않는다. 인간의 호기심은 보이는 현실의 '이면'에 집중된다.
그렇기 때문에 유명인들은 자신에 대한 관리를 단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누리꾼들의 '악플'은 가수든 연기자든, 연예인으로서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이들에게 집중된다.
많은 사람들이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유명인이 꾸준히 TV나 스크린에 모습을 비춘다면 누리꾼들은 곧바로 '의혹'을 표출시킨다. 유명인에게는 '악플'이겠지만, 누리꾼들은 부정이 만연한 '특권 집단'에 대한 나름의 저항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사생활과 관련된 부정적인 소문에 시달리던 고소영이 악플러들을 고소했을 때, 누리꾼들의 반응이 차가웠던 이유도 그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해 제대로 된 맥을 짚어주거나, 잘못된 이면에 대해서는 따끔한 지적도 아끼지 않을 연예비평을 시도할 수 있는 언론이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다.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연예매체들은 우후죽순처럼 늘어났지만, 일회성 가십 기사를 집중적으로 제공하거나, 제목에 '떡밥'을 설치해 많은 조회 수와 댓글을 유도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일면도 있다.
언론이 비평을 외면할 때, 누리꾼들은 자발적으로 비평을 시도한다. 하지만 전문적인 글쓰기 훈련을 받은 전문기자가 아니기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거칠게 표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작용하면서 누리꾼들의 언론에 대한 신뢰는 거의 바닥에 가깝다.
그 다양한 이유 중에는, 유명인이나 연예산업에 대해 쓴소리를 가감 없이 할 수 있는 기자가 없다는 인식도 있으며, "'낚시'가 만연한 기자 집단 스스로도 '악플'의 대상이 되기에 누리꾼들의 반응을 '악플'로 묶어버리는 것이 기자들도 편리할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 고소영은 자신의 사생활에 대한 악의적인 '악플'을 단 누리꾼들을 고소했다. 하지만, 반응은 싸늘했으며, 고소영에 대한 본질적인 비판을 앞세운 누리꾼들이 더 많았다. 과연 이런 댓글도 '악플'일까? |
ⓒ 네이버 캡쳐 |
인터넷도 결국 인간 세상인 만큼, 이런저런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곳. 그중에 상식 이하의 사람들이 없는 경우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일부'인 그런 사람들을 누리꾼 전체로 호도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 많고 탈 많은 누리꾼들이지만, 글쓴이는 건전한 상식으로 인터넷을 즐기는 누리꾼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믿는다.
유명인, '자신'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관리해야
유명인들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유명인들이 '악플'에게서 받는 상처도 좀 더 세밀하게 근원을 파고든다면, 비평 부재의 언론 문제와 직결된다.
절제된 언어로 냉정하게 유명인 개개인의 장단점과 세간의 반응을 전해줄 비평을 목격하지 못하다가 인터넷에서의 '거친 언어'를 보면, '거친 언어' 그 자체에 상처를 받는 것이다. 인간은 어쩔 수 없는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지적'도 '지적'이지만, 그 표현방식의 수위를 눈여겨보는 것은 감정의 동물이기에 어쩔 수 없이 와 닿는 반응들이다.
누리꾼들의 '거친 언어'를 매끄럽게 바꾸면서 그 의미만큼은 냉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전문비평의 존재가 시급한 시점이다. '전문비평'의 토대가 서야, 유명인에 대한 '악플 논란'도 사그라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거침없이 하이킥>의 신지는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서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악플'로 연결되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그런 '이미지'에 대해 진작부터 매끄럽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연예비평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치명적인 상처가 되는 '악플'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유명인 스스로 자신도 좀 더 관리에 힘쓸 필요가 있다.
누리꾼들이 TV에서의 '이미지'를 전부 믿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이미지'를 판단근거로 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 속성을 이해하고, 사소한 오락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기본적인 품위를 잃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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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플'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가수 문희준은, 조선일보가 작성한 인터뷰 기사의 '낚시성 제목' 탓에 더 많은 '악플'에 시달렸던 적도 있다. |
ⓒ 미디어다음 캡쳐 |
남성 연예인들의 군 문제를 민감하게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경향을 민감하게 채택하면서 완벽하게 이미지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악플'을 '악플'로만 받아들일 게 아니라 '악플'에 숨은 의미를 제대로 포착해 역이용할 줄 아는 안목도 필요한 것이다.
그에 앞서 언론에 기대기보다 그 스스로 긍정적인 이미지와 실력을 양립시킬 줄 아는 역량이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일. '악플'을 인터넷과 누리꾼의 '부작용'으로만 돌릴 것이 아닌 결정적인 이유다.
출처 : | 창천항로(蒼天航路) | 글쓴이 : 박형준 원글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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